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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 Let's Get Together(전쟁 기계) ①

코드라니(CODERANY) 2026. 8. 2. 15:07

Let's Get Together
전쟁기계

By Isaac Asimov 
아이작 아시모브 작

지난 100년간 나름의 평화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모습이 어땠는지 잊어버렸다. 긴 평화 끝에 다시 전쟁이 도래한 것을 알게 되어도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일반적으로 감조차 잡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로봇과학국장 엘리아스 린은 그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난감했다. 로봇과학국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지속되어 온 지방 분권화에 따라 샤이엔─미국 와이오밍주의 도시 이름, 옮긴이─에 본부를 두고 있었고 린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워싱턴에서 소식을 가져온 젊은 국가안보국 요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엘리아스 린은 덩치가 크지만 투박하고 정감있는 인상에, 옅은 푸른색 눈동자와 약간 돌출된 부리부리한 눈을 갖고 있었다. 그의 시선 앞에선 대게 다들 주춤거리기 마련이었으나 그 요원은 태연했다.

린은 우선 믿을 수 없다는 반응부터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생각해보니 진짜로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그는 의자에 편안하게 몸을 뒤로 기대고 말했다. 

"얼마나 정확한 정보입니까?"

그 요원─자신을 랄프 G 브레켄리지라고 소개하며 그에 맞는 신분증을 제시했다─은 젊은 청년의 풋풋함을 가지고 있었다. 도톰한 입술, 쉽게 상기되는 통통한 뺨 그리고 순진무구한 눈빛.  그의 옷은 샤이엔과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어디에나 에어컨이 가동되는 워싱턴에는 잘 어울렸다. 국가안보국은 ─온갖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심에 자리 잡고 있었다.

브리켄리지는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당신네들은 '그들'에 대해 잘 알고 있겠지." 

린이 말했다. 목소리에 묻어나는 비아냥을 미처 숨기지 못한 채였다. 그가 적을 가리킬 때 그들에 살짝 힘을 주어 말한 것은 딱히 의식하고 한 행동은 아니었다. 글로 치자면 대문자 표기로 강조하는 것에 해당하는 이 말버릇은 윗세대부터 현 세대까지 이어져 온 문화적 습관이었다. 더 이상 아무도 '동부'니 '빨갱이'니 '소련'이나 '러시아인' 같은 말을 쓰지 않았다. 그렇게 부르는 것은 혼란만 줄 뿐이었다. '그들' 중에는 동부 출신도 아니요, 빨갱이나 소련인, 특히 러시아인이 절대 아닌 자들이 섞여 있었다. '우리'와 '그들'로 부르는 편이 훨씬 더 간단하면서도 정확했던 것이다.

여행자들은 그들 역시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자주 전해왔다. 그쪽 세계에서 그들은 ─그들 언어로─  우리였고, 우리는 그들이었다.

더 이상 아무도 이런 일에 대해 신경쓰거나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더없이 익숙하고 당연한 일상일 뿐이었다. 심지어 상대에 대한 증오마저 사라져 있었다. 처음에는 '냉전'이라 불렸던 것이 이제는 무언의 규칙과 나름의 품격을 지닌 일종의 게임─평화로운 게임─에 불과해진 것이다.

린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들이 왜 이 정세를 깨뜨리려 한단 말입니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벽에 걸린 세계 지도를 응시했다. 지도는 희미한 색 테두리를 경계로 단 두 개의 구역으로 쪼개져 있었다. 지도의 왼쪽, 울퉁불퉁하고 불규칙하게 잡힌 구역 경계선에는 옅은 초록빛이 감돌고 있었다. 지도 오른편에는 마찬가지로 모양은 불규칙하지만 크기는 더 작은 구역이 빛바랜 분홍색 테두리로 둘러싸여 있었다. 우리와 그들이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그 지도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 80여 년 전 포모사(대만)를 잃고 동독을 정복한 것이 마지막으로 있었던 굵직한 영토 변화였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의미 있는 변화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지도에 쓰인 색상이었다. 두 세대 전만 해도 그들의 영토는 음산한 핏빛 붉은색이었고, 우리의 영토는 티 없이 깨끗한 순백색이었다. 이제 그 색채들은 중립적인 색조로 바뀌어 있었다. 린은 그들이 만든 지도도 본 적이 있었는데, 그쪽 진영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그럴 리가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들은 이미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브레켄리지가 대답했다.

"국장님께서도 이제 현실을 받아들이시는 편이 좋을 겁니다. 그들이 로봇 공학 분야에서 우리보다 저만치 앞서 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말입니다. 물론, 유쾌한 생각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의 눈은 여전히 아무런 악의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서슬퍼런 말투로 린을 압박했고, 린은 그 부담감에 몸을 떨었다.

물론 그렇다면 로봇국 국장이 이 사실을 왜 그렇게 늦게, 그것도 하필 보안 요원을 통해 알게 되었는지 이제야 설명이 되었다. 그는 정부의 눈 밖에 난 데다 입지마저 깎여 있는 상태였다. 만약 로봇국이 이 싸움에서 정말 패배한 것이라면, 린으로서는 어떠한 정치적 관용도 기대할 수 없을 터였다.

린이 지친 듯 말했다. 

"당신 말이 사실이라 해도 그들이 우리보다 그리 크게 앞서 있는 건 아닙니다. 우리도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 수 있어요."

"우리가요, 국장님?"

"그렇습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우리도 실험 목적으로 몇 가지 모델을 제작해 본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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